전체 글37 행복의 경제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최고선(eudaimonia)’과 현대 복지경제학의 만남 오늘날 경제학은 단순히 부를 측정하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학문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GDP와 같은 전통적 지표가 경제 성장을 설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사람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를 온전히 담아내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한 최고선(eudaimonia) 개념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는 인간의 궁극적 목표가 단순한 쾌락이나 부가 아니라, 선한 삶과 조화로운 행복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고대의 행복론과 현대 복지경제학은 어떤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1.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관: 쾌락을 넘어선 ‘최고선’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삶의 목적을 설명하면서, 모든 활동에는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이를 ‘최고선(善, euda.. 2025. 9. 1. 자본주의와 시간: 근대의 ‘시간=돈’ 사고방식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오늘날 우리는 “시간은 곧 돈(Time is Money)”이라는 말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하루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경제적 성과가 달라지고, 시간 관리 능력이 곧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이 사고방식은 인류가 오랜 세월 동안 가지고 있었던 전통적 시간관과는 크게 다릅니다. 근대 자본주의가 등장하면서 시간은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경제적 자원이자 화폐와 동일한 가치로 간주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시간=돈’이라는 사고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이 글에서는 그 역사적 배경과 경제적 의미를 살펴보고, 오늘날 우리가 시간을 바라보는 태도를 다시 성찰해보고자 합니다.1. 전근대 사회의 시간관: 자연과 공동체의 리듬근대 이전, 특히 농업사회에서 시간은 지금처럼 엄격하게 쪼개.. 2025. 8. 31. 돈의 심리학: 고대 스토아철학은 왜 부를 경계했는가? 우리는 돈을 행복의 도구라 믿지만, 고대 철학자들은 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습니다. 특히 스토아철학(Stoicism)은 부를 경계하며, 참된 자유와 행복은 돈이 아닌 내적 덕성에서 나온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날 끝없는 소비와 부의 축적을 추구하는 시대에, 이들의 사상은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줍니다.이번 글에서는 스토아철학의 핵심 원리를 바탕으로, 돈의 심리학을 탐구하고, 현대 자본주의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부를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해보겠습니다.1. 스토아철학의 기본 사상: 외부가 아닌 내적 자유스토아철학은 기원전 3세기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된 철학으로, 제논(Zeno)을 비롯한 철학자들이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사는 삶을 강조했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부, 권력, 명예와 같은 외적 조건이 아니라.. 2025. 8. 30. 욕망과 자본: 스피노자의 욕망 철학과 현대 소비문화 "우리는 원하는 대로 소비하며 자유로울까? 아니면 자본이 만든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것일까?" 이 질문에 철학자 스피노자(Baruch Spinoza)는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그의 욕망에 대한 철학은 현대 소비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적 자극을 줍니다.소비는 단순한 경제 행위가 아닙니다. 소비는 욕망의 표현이고, 욕망은 곧 자아의 구성과 깊은 관련을 가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피노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떻게 소비를 통해 자본과 욕망 사이를 살아가고 있는지 성찰해보고자 합니다.1. 스피노자의 욕망 철학: 인간은 욕망하는 존재다스피노자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활동한 철학자로, 데카르트와는 달리 이성과 감정이 분리되지 않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바라봤습니다. 그는 “욕망(conatus)이란.. 2025. 8. 8. 애덤 스미스와 정(情)의 경제학: 도덕감정론에서 보는 시장과 인간성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흔히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개념을 통해 시장이 개인의 이기심에 의해 자연스럽게 조율된다고 설명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보다 17년 앞서 출간된 그의 또 다른 저서,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은 매우 다른 스미스를 보여줍니다.그는 이 책에서 인간의 본성을 이기심보다 공감(sympathy)과 도덕감정(moral sentiments)에 더 가까운 존재로 보았습니다. 즉, 시장도 결국 인간의 감정과 윤리적 직관 위에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이번 글에서는 『도덕감정론』을 통해 시장 경제와 인간성의 접점, 그리고 경제를 움직이는 정(情)의 역할에 대해 인문학적으로 탐구해보겠습니다.1. 『.. 2025. 8. 7. 도스토옙스키의 ‘돈과 죄의식’ – 왜 가난은 윤리를 흔드는가? "나는 비범한 인간인가?" 도스토옙스키의 대표작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가난한 대학생인 그는 이 세상에 정의를 세운다는 명목 아래 노파를 살해하고, 그 죄책감에 시달리며 붕괴되어 갑니다.도스토옙스키는 이 소설을 통해 ‘돈과 도덕의 충돌’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그는 단순히 한 명의 살인자를 그린 것이 아니라, 경제적 절박함이 인간의 윤리를 어떻게 흔드는가에 대해 깊은 성찰을 던집니다.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득 불평등, 빈곤,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도스토옙스키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가난은 죄인가?” “경제적 절박함은 인간을 어떻게 무너뜨리는가?”1. 라스콜리니코프와 가난의 철학적 역설『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2025. 8. 6. 이전 1 2 3 4 ··· 7 다음